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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여행

경주 유명하지 않지만 독특한 왕릉

by 채유니후니 2023. 6. 9.

천년고도 경주에는 도시와 잘 어우러진 왕릉이 제법 많습니다. 대릉원에는 황남대총과 천마총이 있으며, 봉황대는 수백 년된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선덕여왕릉과 삼릉도 아름다운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고대 도시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경주는 일주일로도 모든 왕릉을 둘러보기 어려운 곳입니다. 그래서 특별한 곳임에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주에서 꼭 가봐야 하는 독특한 왕릉을 소개합니다.

정강왕릉-사진
정강왕릉

소나무 숲이 아름다운 정강왕릉과 헌강왕릉

경주의 왕릉 중에서 선덕여왕릉과 삼릉은 아름다운 소나무 숲이 지니고 있는 매력을 잘 보여줍니다. 그러나 정강왕릉과 헌강왕릉도 마찬가지로 소나무 숲이 아름다운 왕릉입니다. 신라 왕들 가운데 헌강왕과 정강왕이 대표적으로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있어서 다소 존재감이 떨어지는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두 왕릉은 경주 남산 동쪽에 위치해 있어서 통일전과 가깝기 때문에 구경하기에 좋습니다. 헌강왕은 경문왕의 아들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로 유명합니다. 헌강왕 이후에는 정강왕, 진성왕, 효공왕까지 모두 4명의 왕이 경문왕의 아들, 딸이라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적어도 헌강왕 대까지는 삼국통일 이후 융성했던 신라의 국운이 느껴집니다.

 

어느 날 헌강왕이 신하들과 함께 월상루에 올라가면서 민가에서 노래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보았습니다. 헌강왕은 시중 민공에게 "내가 듣기로 백성들이 짚이 아닌 기와로 지붕을 이고, 나무가 아닌 숯으로 밥을 짓는다고 하는데 과연 맞는 말인가?"라고 물었고, 시중 민공이 그렇다고 대답하는 내용이 《삼국사기》에 실려 있습니다.

 

헌강왕이 재위 11년 만에 승하하자 정강왕이 즉위했습니다. 정강왕은 헌강왕의 동생으로, 헌강왕의 치세를 이어받을 틈도 없이 1년 만에 여동생인 진성여왕에게 왕위를 넘겨주고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헌강왕릉과 정강왕릉은 도로에서 소나무 숲을 따라 들어가면 금방 만날 수 있습니다.

 

소나무들이 굵지는 않지만 빽빽하게 들어서서 울창한 느낌이 듭니다. 구불구불 펼쳐지는 소나무의 향연이 입체적으로 느껴집니다. 헌강왕릉과 정강왕릉은 대릉원이나 노동동, 노서동 고분군처럼 크지 않고 단순하지만 수수합니다. 헌강왕릉은 원형 봉토분으로 흙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무덤에 돌아가면서 4단으로 돌을 쌓았습니다.

 

정강왕릉 역시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데, 신라 왕릉 가운데에서도 특별한 경우라고 합니다. 경주 남산 소나무 숲은 정강왕릉과 헌강왕릉뿐만 아니라 다른 왕릉들과도 연결되어 있어서 산책하기에도 좋습니다. 숲을 따라 산책하면서 경주의 역사와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으며, 소나무 숲이 지니고 있는 산림욕 효과도 누릴 수 있습니다.

성덕왕릉

성덕왕릉은 찾기 어렵지만 경주 여행에서 뜻 깊은 보물을 발견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은 통일신라시대 왕릉으로 형태가 거의 완벽하게 남아 있는 왕릉입니다. 지름 46m에 이르는 대형 무덤을 보호하기 위해 높이 90cm 정도 되는 넓은 돌을 두르고 그 위에 덮개돌을 올렸습니다.

 

또 넓은 돌이 쓰러지지 않도록 무덤 바깥쪽에는 삼각형의 돌을 받쳐놓았습니다. 무덤을 돌아가며 십이지신상을 세워놓은 것은 특이한데, 이런 형태는 신라 왕릉 가운데 유일합니다. 하지만 머리는 모두 사라지고 갑옷을 입은 몸통만 남아 있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왕릉 주변으로는 네 마리 사자가 사방을 지키고, 홀로 남은 문인석이 쓸쓸히 서 있습니다. 성덕왕릉은 사적 제2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성덕왕릉 아래쪽에는 머리 잃은 거북 모양의 비석받침이 남아 있고, 성덕왕의 형이었던 효소왕의 무덤도 함께 만날 수 있습니다.

 

성덕왕릉에서 가까운 효소왕릉 진평왕릉

경주 시내 방면으로 가다보면 성덕왕릉, 신문왕릉, 사천왕사지, 선덕여왕릉을 차례로 만날 수 있습니다. 능지탑지를 지나 소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보문들녘의 농로가 이어집니다. 들판 머리 좌측으로 능이 하나 보이는데, 바로 선덕여왕의 아버지인 진평왕의 무덤입니다.

 

진평왕릉은 커다란 원형 봉분만이 남아 있으며, 신라 왕실의 위엄은 찾아볼 수 없지만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그리 크지 않은 소나무 한 그루가 왕릉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은 마치 풍경에 화룡점정을 찍는 듯합니다. 진평왕릉은 낭산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마치 낭산에 잠들어 있는 딸 선덕여왕을 바라보는 듯 애처롭습니다. 진평왕릉은 사적 제180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보문 들녘은 원래 보문사가 있던 곳으로, 당간지주와 석조, 연화문 등이 남아 있습니다. 보문마을에는 설총의 묘로 전해지는 무덤과 국보 제37호로 지정된 경주 황복사지 삼층석탑도 가까이 있습니다.

 

  • 정강왕릉 위치 : 경주시 남산동 산53
  • 헌강왕릉 위치 : 경주시 남산동 산55
  • 성덕왕릉 위치 : 경주시 조양동 산8
  • 진평왕릉 위취 : 경주시 보문동 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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